“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신학교 건물 보수 사역”

 

 

March 16, 2017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제 가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계속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치면서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 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더위와 높은 습도 때문에 선풍기 바람에 의지했었는데 이제는 선풍기를 안 틀고 지냅니다. 어제 비자 연장하기 위해 이민청에 갔었는데 겨울 점퍼를 입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정도로 춥지는 않은 것 같은데 계절이 바뀌고 있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엊그제 여름에 왔는데 이제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신학교 건물을 보수하거나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저번 주에는 한 달 가량 진행된 옥상 방수페인트 작업이 끝났습니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진행했던 일이었는데 마무리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외벽페인트 칠도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가 칠하는 것이 아니고 졸업생들 중 페인트칠하는 직업을 가지신 분이 하고 있습니다. 그저 저는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거나 사다 주면서 거들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끈에 의지해서 벽에 매달려 칠하고 있는 것을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기도해 줄 뿐입니다.

여름부터 지금까지 저희 가족은 모기들과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특히 모기에 많이 물렸는데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중 제일 큰 것은 지하실에 물이 차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하실은 30평(100㎡) 정도 되는데 물이 2m까지 찼었다가 지금은 1m미만으로 뺀 상태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모터가 또 고장나서 며칠동안 물을 못 빼고 있어 또 차오르고 있습니다. 재빠른 조치를 취해서 해결했으면 좋겠지만 이 주일 째 고쳐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형성된 가치관으로 인해 일을 쉽게 매듭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재촉하고 빨리 진행하려고 들면 저 혼자 바둥바둥 댈 뿐입니다. 그래서 담당 봉사자분에게 부족한 말로 그 일을 기억나도록 해서 진행을 체크하도록 할 뿐입니다. 어쨌든 지금도 모기와 피부병 때문에 기도 중에 있습니다. 막내 호연이가 갑자기 피부병까지 생겨 치료할 때마다 아파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고는 합니다.

다연이 호연이는 근처 현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인은 우리 애들 뿐이라서 걱정은 되지만 등원하기 전에 꼬옥 안아 주고서 기도해 주고 보냅니다. 아빠가 안아주고 기도해 주면 그게 좋아서 신나하며 가는 우리 애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합니다.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저는 동네를 걷다보면 가끔 ‘치노’라는 말을 듣고는 합니다. 중국인을 뜻하는 단어인데 억양에 따라 중국인이라고 하는 것인지 격하해서 부르는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향한 눈빛과 어투는 경멸의 뜻이었습니다. 아직도 이 말을 들으면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사람을 떠올리며 중보 기도할 뿐입니다.

얼마 전 맥도날드에 갔다가 다연이가 또래 남자애한테 맞고서 울었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다연이가 상처된다는 것을 알기에 아내는 그 때린 아이의 부모에게 가서 당당하게 얘가 우리 딸을 때렸다고 말했습니다. 그 부모는 미안하다는 말을 우리에게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딸이 울면서 맞은 얼굴의 부위들을 손으로 가리킬 때는 울컥하며 복잡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선교사이기 전에 아빠인데 나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하나님께 또 기도하면서 물었습니다. 물론 모든 선배 선교사분들이 이미 겪고 지나간 일이지만 이제 부딪치고 있는 저는 선교사로서 아빠로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요즘 더욱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우리 애들이 맞지 않고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곳에 부르신 그 뜻에 부합해서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저 하나님의 기대에는 못 미치더라도 어느 정도 순종하고 발버둥쳐서 주어진 사역에 조그마한 결실이라도 맺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발버둥과 채워주시는 그 결실들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큰 은혜의 틀 속에서 실수와 잘못을 줄여가면서 하나님의 마음에 어느 정도 부합한 결실들을 맺고 싶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하나님의 손에 올려드립니다. 우리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 아닌 그저 순종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만 드러나길 원합니다. 그러나 이 순종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삶 속에서 늘 경험하고 있기에 그저 주시는 은혜에 감동할 따름입니다.

정말로 하나님이 이루셨다는 것을 잘 드러내는 종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거창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서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잘 드러내도록 애썼고 애쓰는 종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오늘도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밖에 없고 안간힘 쓰며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는 우리의 발버둥이 합당하도록 이끌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선교지에 와서나 한국에서 사역자로 있을 때나 동일한 것은 나와의 싸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믿음을 유지하려는 안간힘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책임져야 하고 가진 것들이 많아지면서 이것은 더욱 깊은 싸움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고민조차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그저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감동하고 순복할 따름입니다.

저와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이 말씀 구절을 외우고 잡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예, 맞습니다. 이것이 정답이고 이것이 해결입니다. 아멘. 아멘. 주님.

아르헨티나에서 유성두,강지애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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