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하는 삶

김대규 장로

예비(Hetoimos)라는 말에는 ‘무장하다, 준비하다’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기꺼이 ~할 각오’가 되어 있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음을 볼 때 단순하게 무장하거나 적당히 준비하는 수준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예비한다는 것은 어떠한 삶, 어떠한 믿음을 말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과 믿음이다. 사실 삶과 믿음은 따로 따로가 아니다. 하나가 되어야 옳다. 믿음만큼 삶이 따라야 한다. 그렇지 못한 현실 때문에 이리 표현했다. 우리가 믿음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주 앞에 예비하는 삶이다. 곧 주와 호흡하고 생각하고 동행하고 순종하는 삶이다. 모든 것의 초점을 하나님께 두고 올인하는 삶인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예비된 삶을 살았던 바로 믿음=삶이었던 많은 선진들의 이야기가 히 11장에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오직 믿음 안에서 오직 순종함으로 주의 뜻대로 생명도 내놓은 삶을 살았다. 그들에게는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하나님만이 전부이고 하나님만이 살 길이였기에 담대히 이 세상을 이겨낸 것이다. 삶의 순서, 삶의 가치, 삶의 방법, 삶의 목적 아니 삶의 모든 것의 최우선순위가 하나님으로 정해져 있었기에 죽음도 핍박도 환난도 고난도 고역도 악형도 궁핍도 상관치 않고 오직 하나님, 오직 믿음을 가지고 나감으로 세상도 그들을 감당치 못한 것이다. 나는 선진들이 히11:6에 나오는 믿음의 원리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을 이미 알고 소망 안에서 살았다고 본다.

이것은 흘러간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배워야 하고 그렇게 살아 가야하는 길을 마치 Navigation으로 지도로 그려주는 듯하다. 우리가 어떻게 주앞에 예비하는 삶을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 주고 어떻게 믿음을 믿음답게 지켜나가야 하는지를 제시해 주는 것이다. 또한 그 삶이 호락호락해서도 아니되고 적당히 해서도 아니됨을 보여준다. 주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전이었기에 직접 대하지도 못하였고 또한 많은 정보도 결여된 그 시대 이였지만 선진들은 오직 믿음으로 그렇게 살았던 것이다. 삼위일체의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 안에서 장차 오실 구주를 바라보며 구원의 기쁨 속에서 세상과 타협없이 하나님 앞에 예비된 삶을 산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구주 예수님이 오셔서 십자가에서의 보혈과 부활로 구원을 이루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성령을 보내 주셔서 인쳐 주시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은총을 베푸셨다. 얼마나 큰 감격이고 은혜인가. 이런 우리를 보자. 옛 선진들처럼 하나님 앞에서 예비하는 삶과 믿음으로 모든 것의 최우선 순위를 하나님께 두고 올인하고 있는지, 세상을 따라 내 중심적인 삶이 우선되어 짜투리만 하나님께 드리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하나님 중심이라고 하면서도 어중간한 상태에서 믿노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주앞에 예비하는 삶은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으나 나름대로의 각도에서 본다면 두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신 목적에 부합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본다. 근본적이면서도 내면적인 삶의 측면으로 우리를 통해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기 원하시고(사 43:7, 엡 1:6) 주 안에서 선한 일을 하도록(엡 2:10) 하신 창조의 원리 속에서 믿음과 순종의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 마음대로의 삶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 나로부터 하나님이 나타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늘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모하며 항상 깨어 있어 기도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포함된다. 우선순위가 하나님인 삶에 올인하는 것이다. 주의 말씀이 내 안에 거하고(요 15:7) 내가 주의 사랑 안에 거하는(요 15:10) 삶을 사는 것이다. 이것이 내적으로 예비하는 삶의 모습일 것이다.

둘째로는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는 삶이다. 믿음이 바탕된 외적으로 예비하는 삶을 말한다. 이는 세상에 보냄을 받은 삶(요 20:21)과 천국을 예비하는 삶(요 14:1-3) 그리고 상급을 받는 삶(딤후 4:7,8)을 말한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우리들이 세상으로 나가 하나님의 뜻을 펼쳐 만민이 구원을 받도록 함으로써 주의 길을 평탄케 예비하는 삶이다. 또한 영적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 거룩하고 성결하여 세마포를 입고 어린 양의 신부로써 혼인 잔치에 주인공이 되어 영원한 복락을 누릴 수 있게 준비하는 삶, 그리고 발음질하며 달려갈 길을 다 갈 때까지 믿음을 지켜 주의 뜻을 이루므로써 면류관을 받을 수 있도록 예비하는 삶이다.

예비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세상의 것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몽땅 내려놓고 죽으면 죽으리라 오직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일이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 진정 주앞에 예비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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